제주 서쪽은 애월에서 한경까지 해안도로 한 줄로 이어집니다. 중간에 되돌아 나올 일이 없어서 아침에 애월에서 출발하면 저녁에 한경에서 해가 지는 걸 보고 하루가 끝나요.

그 순서대로 일곱 곳을 늘어놓았습니다. 억새로 시작해 노을로 끝나는 제주 서쪽 가을 하루 코스입니다. 다 도는 데 이동 시간은 두 시간이 채 안 걸립니다.

1. 아침 억새로 시작하는 새별오름 —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 제주시 애월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저녁 하늘의 샛별처럼 서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오름입니다. 가을이면 능선이 억새로 덮이는데, 이른 아침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능선을 통째로 차지할 수 있어요.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경사가 있습니다. 걷기 부담스럽다면 오름 아래 들판을 도는 ATV 코스로도 억새밭 한복판을 지나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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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화구를 한 바퀴 도는 금오름 —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 제주시 한림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새별오름에서 차로 십오 분이면 금악리입니다. 정상에 깊이 52m의 원형 분화구가 있고, 가장자리를 따라 도는 길에서 억새가 발밑까지 차오릅니다.

한 바퀴 도는 데 삼십 분이면 충분합니다. 오전에 두 오름을 붙여 놓으면 점심 전에 억새는 다 본 셈이 돼요.

3. 야자수 사이를 걷는 한림공원 — 제주시 한림읍

한림공원 제주시 한림읍
한림공원 — 제주시 한림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1971년 모래밭에 야자수 씨앗을 심어 만든 곳입니다. 10만 평 부지에 야자수 군락과 송림이 들어차 있어 제주 같지 않은 화면이 나와요.

공원 안에 협재굴과 쌍용굴이 있어서 걷다가 동굴로 들어갔다 나옵니다. 협재해수욕장과 붙어 있으니 점심 먹고 바다까지 이어 붙이면 됩니다.

9월과 10월은 09:00부터 17:00까지 열고 연중무휴입니다. 주차 무료, 문의 064-796-0001.

4. 배로 십오 분, 비양도 —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 제주시 한림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제주 화산체 가운데 가장 나중에 생긴 막내 섬입니다. 면적이 0.5㎢라 두세 시간이면 한 바퀴 돌아 나옵니다.

섬 중앙 비양봉에 오르면 협재 쪽 해안선이 통째로 보입니다. 해안은 대부분 용암으로 이뤄져 있고, 대형 화산탄과 애기업은돌 같은 지질 명소가 걷는 길에 그대로 놓여 있어요.

한림항에서 배가 뜨며 운항 시간은 미리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문의 064-796-7522.

5. 오름 아래 예술마을, 저지문화예술인마을 —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 제주시 한경면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저지오름을 중심에 두고 형성된 마을입니다. 전국에서 모인 예술인들이 여기 작업실을 두고 있어 골목마다 조형물과 갤러리가 섞여 있어요.

마을 안에 제주현대미술관이 있고 근처에 생각하는 정원도 있습니다. 오전 내내 오름을 걸었다면 오후에는 실내와 야외를 오가며 속도를 늦추기 좋습니다.

상시 개방하고 주차 가능합니다. 문의 064-710-3413.

6. 해가 기울 때 수월봉 —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 제주시 한경면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한경면 고산리 해안에 솟은 높이 77m 봉우리입니다. 차를 세우고 몇 걸음이면 절벽 위 전망이라 걷는 부담이 없어요.

해안을 따라 난 길에서 켜켜이 쌓인 화산 지층을 볼 수 있고, 차귀도와 당산봉이 한 화면에 들어옵니다. 서쪽을 정면으로 보는 자리라 해가 낮아지기 시작하면 여기서 속도를 늦추면 됩니다.

상시 개방하고 주차 공간이 있습니다. 문의 064-740-6000.

7. 풍차 사이로 해가 지는 신창풍차해안도로 —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도로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도로 — 제주시 한경면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수월봉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십 분이면 닿습니다. 바다 위에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로 해가 떨어져요.

산책로가 바다 쪽으로 나 있어 발전기 아래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루의 마지막 일정으로 이만한 곳이 없어요.

상시 개방하고 주차 가능합니다.

이 코스로 묵는다면

일곱 곳 중 다섯이 한림과 한경이라 서쪽에 묵으면 아침 출발이 가볍습니다. 한경 금등리에 독채 하나를 통째로 쓰는 풀빌라가 있는데, 실내 온수 수영장이 사계절 운영이라 하루 종일 걷고 들어와 몸을 풀기 좋아요.

주방과 바비큐 시설이 있어 저녁을 안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날짜별 잔여 객실은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제주 한경 아델레이드 독채 풀빌라 자세히 보기 ↗

아침 억새는 이슬이 마르기 전이 예쁘고, 노을은 해 지기 삼십 분 전부터가 색이 좋습니다. 그 사이를 한림공원과 비양도, 저지로 채우면 하루가 알맞게 찹니다. 비양도 배 시간만 미리 확인해 두시면 나머지는 순서대로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