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의 제주는 성산일출봉이나 애월 해안도로처럼 이름난 곳일수록 주차장부터 밀립니다. 둘이 조용히 걷자고 갔다가 사람 사이를 비집고 다니면 남는 사진도 비슷비슷해지죠.

연휴에도 상대적으로 한산한 다섯 곳을 골랐습니다. 숲길에서 시작해 꽃밭과 노을을 지나 온천으로 마무리하는 순서예요.

1. 바다를 안고 도는 숲터널, 남원 큰엉해안 —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 큰엉해안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 큰엉해안 — 서귀포시 남원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제주 방언으로 엉은 언덕을 뜻합니다. 큰 바위가 바다를 삼킬 듯 입을 벌린 언덕이라 큰엉이에요. 높이 30미터, 길이 200미터의 기암절벽이 이어지고 그 위는 부드러운 잔디가 깔린 평지라 걷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산책로 중간에 나뭇가지가 아치를 이루는 구간이 있는데,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사진에서 특히 잘 나옵니다. 상시 개방이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연휴에도 동쪽 대표 관광지들만큼 붐비지는 않아요. 문의 064-760-4181.

2. 가을엔 분홍빛으로 채워지는 휴애리자연생활공원 —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 — 서귀포시 남원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한라산을 배경에 두고 꽃을 심어 가꾼 정원입니다. 계절마다 유채와 매화, 수국, 핑크뮬리, 동백으로 주인공이 바뀌는데 가을은 핑크뮬리 차례예요. 돌담 앞에 핑크뮬리가 깔린 구간이 이곳의 대표 포토존입니다.

3월부터 9월까지는 09:00에 열어 19:00에 닫고 입장 마감은 17:30, 10월부터는 조금 일찍 닫습니다. 연중무휴라 연휴에도 열어요. 근처 고흐의 정원과 묶은 입장권이 따로 나와 있으니 두 곳을 이어 볼 생각이면 그쪽이 낫습니다. 문의 064-732-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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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밤 9시 반까지 문을 여는 제주허브동산 —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허브동산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허브동산 — 서귀포시 표선면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18,000평 대지에 180여 종의 허브와 야생화를 심어 만든 정원입니다. 낮에도 좋지만 이곳의 진짜 시간대는 저녁이에요. 관람이 21시 30분까지라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진 정원을 둘이 걸을 수 있습니다.

족욕은 11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하니 낮에 들르실 거면 이 시간을 맞추시면 됩니다. 연중무휴, 문의 064-787-7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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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풍차 사이로 해가 지는 신창풍차해안도로 —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도로 제주시 한경면
신창풍차해안도로 — 제주시 한경면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제주 서쪽 끝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도로입니다.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 있어 하얀 풍차가 바다 위에 줄지어 서 있고, 그 아래로 에메랄드빛 물이 펼쳐집니다. 차를 세우고 걷기 좋은 구간이 중간중간 있어요.

서쪽 끝이라 해 질 무렵에 맞춰 가면 풍차 사이로 해가 내려앉는 장면을 봅니다. 입장료도 마감 시간도 없으니 그날 일몰 시각만 확인하고 움직이시면 됩니다.

5. 하루를 데우고 끝내는 산방산탄산온천 —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 산방산탄산온천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 산방산탄산온천 — 서귀포시 안덕면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탄산온천입니다. 야자수가 둘러싼 노천탕에서 산방산을 보며 몸을 데울 수 있어서, 걷고 사진 찍느라 쓴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좋아요.

실내온천은 06:00부터 23:00까지, 찜질방은 22:00까지 운영합니다. 연중무휴라 연휴에도 열고, 저녁 늦게까지 하니 앞 일정이 밀려도 무리가 없습니다. 문의 064-792-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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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묵을 곳까지 정한다면

온천이 있는 안덕면에는 산방산을 가까이 두고 쉬어 갈 숙소가 있습니다. 독채마다 전용 자쿠지와 폭포수가 딸려 있어 온천에서 나온 뒤에도 물에 한 번 더 들어갈 수 있고, 복층 플레이룸에 보드게임과 책이 있어 밤에 방 안에서 보낼 시간도 생깁니다. 주방에 조리도구와 식기가 갖춰져 있어 장을 봐 와 저녁을 해 먹어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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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곳 중 큰엉해안과 휴애리는 남원읍, 허브동산은 표선면이라 동남쪽에서 이어집니다. 신창풍차해안도로와 산방산탄산온천은 서쪽이니 방향을 나눠 이틀에 걸쳐 도시는 편이 여유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