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해는 서쪽 바다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노을을 보려면 방향이 정해져 있어요. 서쪽 해안선을 따라가면 어디서 멈춰도 바다 위로 지는 해를 볼 수 있습니다.

제주 가을 노을 명소 다섯 곳을 공항에서 가까운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가을에는 해가 여름보다 한 시간쯤 일찍 지니 오후 다섯 시 반쯤 도착하면 여유롭습니다.

1. 공항에서 십오 분, 이호테우 말 등대 — 제주시 이호일동

이호테우 말 등대 노을 제주시 이호일동
이호테우 말 등대 — 제주시 이호일동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제주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에 서 있는 등대입니다. 조랑말을 형상화한 높이 12m짜리 두 마리가 안쪽과 바깥쪽 방파제에 각각 서 있어요. 빨간 말과 하얀 말인데, 배가 방향을 구분하도록 색을 다르게 칠한 겁니다.

해가 등대 뒤로 넘어가면서 말 모양이 검게 실루엣으로 남습니다. 공항에서 십오 분이라 비행기 시간이 저녁이면 마지막 일정으로 넣기 좋아요.

상시 개방하고 주차 가능합니다. 문의 064-740-6000.

2. 파도 소리를 옆에 두고 걷는 한담해안산책로 —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안산책로 노을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안산책로 — 제주시 애월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애월항에서 곽지과물해변까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1.2km 산책로입니다. 곽금올레길이라고도 불러요. 길이 바다에 바짝 붙어 있어 걷는 내내 파도가 발밑에서 부서집니다.

중간중간 바위에 앉을 자리가 있어서 해가 기울 때쯤 자리를 잡으면 됩니다. 산책로 양쪽 끝에 카페가 여럿이라 어두워진 뒤에도 갈 곳이 있고요.

상시 개방하고 주차 가능합니다. 문의 064-740-6000.

3. 비양도를 앞에 세우는 협재해수욕장 —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노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 제주시 한림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조개껍질 가루가 섞인 흰 모래와 코발트빛 바다로 알려진 해변입니다. 여기서 노을이 특별한 건 앞바다에 비양도가 떠 있기 때문이에요.

해가 섬 쪽으로 내려가면 물과 하늘이 같이 물들면서 섬만 검게 남습니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아이와 함께여도 물가까지 편하게 나갈 수 있어요.

상시 개방하고 주차 가능합니다. 문의 064-728-3981.

4. 방파제 끝까지 걸어 들어가는 판포포구 —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 노을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 — 제주시 한경면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한경면의 작은 포구입니다. 관광지로 꾸며 놓은 곳이 아니라 실제로 배가 드나드는 어항이에요.

방파제를 따라 끝까지 걸어 들어가면 사방이 바다가 됩니다. 멀리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서 있어서, 해가 그 사이로 떨어지는 장면이 여기만의 그림입니다. 사람이 적어 조용한 것도 장점이고요.

상시 개방하고 주차 가능합니다.

5. 초원 위로 해가 지는 성이시돌목장 —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목장 노을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목장 — 제주시 한림읍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바다가 아니라 초원에서 노을을 보고 싶다면 여기입니다. 1954년 아일랜드인 맥글린치 신부가 지역민을 돕기 위해 가축은행을 열면서 시작된 목장이에요.

테쉬폰이라 부르는 곡선 지붕 건물이 초지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해가 낮아지면 건물과 나무가 실루엣이 되고 초원 전체가 주황색으로 물듭니다. 목장 안 카페에서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팔아요.

상시 개방하며 카페는 10:00부터 18:00까지 운영합니다. 주차 가능, 문의 064-796-0396.

노을 보고 바로 들어갈 곳

다섯 곳이 전부 서쪽 해안선에 걸쳐 있어 애월이나 한림에 묵으면 어디든 이십 분 안입니다. 애월 장유길에 복층 독채가 하나 있는데, 한담해안산책로에서 차로 금방이라 해 지는 걸 보고 걸어 들어오듯 돌아올 수 있어요.

실내 온수풀이 있어 바닷바람 맞고 들어와 몸을 데우기 좋고, 개별 바비큐도 가능합니다. 날짜별 잔여 객실은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제주 프라이빗애월독채펜션 자세히 보기 ↗

이호테우에서 시작해 애월, 한림, 한경 순으로 내려가면 해안도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하루에 다 볼 필요는 없고, 묵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한 곳만 정해 두면 됩니다. 해 지기 삼십 분 전부터가 색이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