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걸 보려고 오름에 오르거나 카페 창가에 앉는 대신,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육지에서는 수평선 앞에 늘 뭔가가 걸리는데 배 위에서는 사방이 트여 있어요.
제주 선셋 요트 투어를 뜨는 곳별로 다섯 군데 모았습니다. 대부분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라 저녁 식사 전에 끝나고, 가을에는 해가 일찍 져서 오후 다섯 시 전후 배를 타면 됩니다.
1.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도두항, 무지개요트 — 제주시 도두동

용두암 해안도로와 이호테우 사이에 있는 항구입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십오 분이라 도착 첫날이나 떠나는 날 일정으로 넣기 좋아요.
크루즈급 규모의 요트가 뜨는 곳이라 배가 크고 흔들림이 적습니다. 갑판에 서면 한쪽으로 한라산, 반대쪽으로 바다가 열립니다.
2. 물빛이 제일 맑은 김녕항, 김녕요트투어 — 제주시 구좌읍

제주 동쪽에서 물빛으로 손꼽히는 항구입니다. 투명하고 깊은 색이라 배가 지나갈 때 물살이 갈리는 모습부터 다릅니다.
운이 좋으면 남방큰돌고래를 만납니다. 이 해역에 무리가 살고 있어서 선장이 발견하면 배를 세우고 기다려 줘요. 해 질 무렵 돌고래와 노을이 같이 잡히면 그날은 성공한 겁니다.
3. 절벽을 스치듯 도는 차귀도요트 — 제주시 한경면

제주 서쪽 해역의 요트 사업장입니다. 세일링요트와 파워보트를 함께 운영하고, 구조선과 안전요원이 항상 대기합니다.
코스가 특이해요. 당산봉 해안절벽과 차귀도에 최대한 붙어서 돕니다. 서쪽이라 노을을 정면으로 받는 위치이기도 하고요.
4. 섬을 걷고 배에서 해를 보는 차귀도 노을 유람선 —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는 제주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큽니다. 자구내마을에서 배로 십 분이면 닿고, 섬을 한 바퀴 걷고 나와 배에서 노을을 보는 코스가 따로 있어요.
요트보다 배가 크고 요금도 낮아서 가족 단위로 많이 탑니다. 섬 탐방과 선셋을 하나로 묶고 싶다면 이쪽이 낫습니다.
5. 낚시까지 곁들이는 그랑블루요트 — 서귀포시

서귀포 앞바다에서 뜨는 요트입니다. 한라산이 막아 주는 남쪽이라 여름을 빼면 해상이 대체로 잔잔한 편이에요.
선셋 코스에 낚시 체험이 붙어 있습니다. 바다 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가 해가 기울면 그대로 노을을 보는 순서라, 배에 한 시간 넘게 있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배에서 내려 바로 들어갈 곳
차귀도와 도두 쪽으로 일정을 잡는다면 서쪽에 묵는 편이 편합니다. 한경 금등리에 독채 하나를 통째로 쓰는 풀빌라가 있는데, 실내 온수 수영장이 사계절 운영이라 배에서 바람 맞고 들어와 몸을 데우기 좋아요.
주방과 바비큐 시설이 있어 저녁을 안에서 해결할 수 있고, 마당에 불멍 자리도 있습니다. 날짜별 잔여 객실은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도두항은 공항에서 십오 분, 김녕항은 동쪽, 차귀도와 서귀포는 각각 서쪽과 남쪽이라 어느 권역에 묵든 하나는 가깝습니다. 배는 바람에 민감하니 출항 여부를 당일 아침에 확인하시고, 가을 바다는 해가 지면 급격히 추워지니 겉옷을 챙기세요.